작성일 : 20-06-07 08:34
청원 행사
 글쓴이 : dowon
조회 : 794  

청원 행사 靑原 行思

<조당집>에서 전하기를: 선사는 여릉廬陵 출신으로 속성은 유劉씨이며, 길주吉州에 살았는데, 휘諱는 행사行思이며 6조의 법을 이어받은 뒤로 곧 여릉으로 가서 중생들을 교화하였다. 어떤 스님이 선사에게 “어떤 것이 불법의 대의입니까?” 물으니, 선사는 “여릉廬陵 지방의 쌀 값이 어떤가?” 대답하였다. 당나라 개원開元 28년 12월 13일에 법당에 올라 대중에게 고한 뒤에 가부좌를 맺은 채 열반에 들었다. 희종僖宗이 ‘홍제弘濟 선사’ 라는 시호와 ‘귀진歸眞’이라는 탑호를 올렸다.

<전등록>에서 전하기를: 선사는 어릴 때에 출가하였는데, 매양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토론을 하면 선사만은 잠자코 있었다. 나중에 조계曹溪의 법석法席이 번성하다는 말을 듣고 가서 절하고 물었다, “마땅히 무엇에 힘써야 계급에 떨어지지 않겠습니까?” 조사가 도리어 “그대는 일찍이 무엇을 했었는가?” 물으니, 선사가 “성제聖諦도 하지 않았습니다.” 대답하였다. 조사가 “어떤 계급에 떨어졌었는가?” 물으니, 선사가 “성제도 하지 않거늘 무슨 계급이 있겠습니까?” 대답하였다. 조사가 그를 법기로 여겨서 회상의 무리가 아무리 많아도 언제나 선사를 제일 윗자리에 있게 하니, 이는 마치 2조가 말을 하지 않아도 소림少林(달마대사)이 말하기를 나의 골수를 얻었다고 한 것과 같았다. 하루는 조사가 선사에게 말하기를, “예로부터 옷과 법을 합쳐서 전했으니, 옷은 믿음을 표시하고 법은 마음을 인가한 것이다. 나는 이제 사람을 얻었으니, 어찌 믿지 않을 것을 걱정하겠는가. 나도 옷을 전해 받은 뒤로 오늘까지 이렇듯 많은 환란을 당했는데, 하물며 후대의 자손들이겠는가. 반드시 많은 싸움이 일어나리니, 옷은 산문山門에 남겨두고 그대는 한 지방을 나누어 교화하면서 끊이지 않게 하라.”고 당부하였다.

6조가 열반에 들려고 할 때에 희천希遷이라는 사미가 와서 조사께, “화상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희천은 누구에게 의지하리까?” 물으니, 조사가 “생각 사思자를 찾아가라.” 고 대답하였다. 조사가 세상을 떠난 뒤에 희천은 매양 조용한 곳에 단정히 앉아서 죽은 듯이 고요하였다. 그를 본 제1수좌가 “그대의 스승은 이미 가셨는데, 공연히 앉아서 무엇을 하는가?” 물으니, 그가 “나는 유언을 받았는데 생각 사思자를 찾으라고 하였소.” 라고 대답하였다. 수좌가 “그대의 사형 가운데 행사行思 화상이란 분이 계시는데, 지금 길주에 사신다. 그대의 인연은 거기에 있을 것이다. 조사의 말씀은 매우 정직했거늘 그대 스스로가 미혹했을 뿐이다.” 라고 가리켜 주었다. 희천이 그 말을 듣고 곧 조사의 탑에 절하고 물러나서 곧바로 길주 정거사로 갔다. 선사가 “그대는 어디서 오는가?” 물으니, 희천이 “조계에서 왔습니다.” 대답하니, 선사가 “무었을 얻으러 왔는가?” 물었고, 희천은 “조계에 가기 전에도 잃은 것이 없습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선사가 “그렇다면 조계에 무엇 하러 갔는가?” 물으니, 희천이 “조계에 가지 않았던들 어찌 잃지 않은 줄 알았겠습니까?” 라고 대답하였다. 희천이 다시 선사에게 “조계 대사께서도 화상을 아셨습니까?” 물으니, 선사가 “그대는 지금 나를 아는가?” 하였고, 희천은 “아는데 어찌 또 알아보겠습니까?” 하였고, 선사가 “온갖 짐승의 뿔이 많으나 기린의 뿔 하나로 만족한다.” 하였다. 희천이 다시 “화상은 스스로 조계를 떠나서 언제 여기에 오셨습니까?” 물으니, 선사는 “나는 모르겠다. 그대는 언제 조계를 떠났는가?” 하니, 희천이 “희천은 조계에서 오지 않았습니다.” 하였고, 선사가 “나 또한 그대의 온 곳을 알고 있다.” 하니, 희천이 “화상은 다행히 대인大人이시니 너무 서두르지 마십시오.” 하였다. 다른 날 선사가 다시 희천에게 “어디서 왔다고 했지?” 물으니, 희천이 “조계에서 왔습니다.” 하므로, 선사가 불자拂子를 번쩍 들면서 “조계에도 이런 것이 있던가?” 물으니, 희천이 조계뿐만 아니라 인도(西天)에도 없습니다.“ 하였다. 선사가 ”자네는 인도에 다녀온 것이 아닌가?“ 물으니, 희천이 ”갔었다면 곧 있는 것입니다.“ 대답하니, 선사가 ”맞지 않으니, 다시 말하라.“ 하였고, 희천이 ”화상께서도 하나의 반(一半)을 취한 것을 말씀하셔야 합니다. 전적으로 학인만을 속이지는 마십시오.“ 하니, 선사가 ”그대에게 말하기는 사양치 않으나 뒷사람이 알아듣지 못할까 걱정이다.“라고 하였다. 선사는 청원산靑原山 정거사靜居寺에 머물러 교화하다가 석두 희천에게 법을 전하였다.

 

진월이 찬탄 첨부한다.

 

      조계의 상족으로 청원靑原에 정거靜居하사

         석두石頭에 법 전하고 홍제弘濟하다 귀진歸眞한 분,

            조동曹洞과 운문雲門 법안法眼의 비조鼻祖되신 종사宗師님!

 

청원행사 선사는 육조 혜능조사의 많은 제자 가운데에, 남악회양 선사와 쌍벽을 이루는 종사이며, 후대에 펼쳐지는 이른바 선종오가(禪宗五家) 즉, 위앙, 임제, 조동, 운문, 법안 종파 가운데, 조동종, 운문종, 법안종이 그의 문하에서 출현하게 됩니다. 남악회양 선사가 마조도일 선사를 키워 그의 가풍을 크게 일으켰듯이, 청원행사 선사는 석두희천 선사를 통해 그의 문풍을 널리 폈으니, 각각 당대의 대표적 쌍벽을 이루어 선풍을 전하는데 크게 기여하였음이 주목됩니다.

 


관리자 20-06-0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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