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4-29 06:17
4.28 소회
 글쓴이 : dowon
조회 : 3,776  

***아래 글은 오전에 Facebook에 올렸던 것인데, 이곳 누리 친구들과도 공유유하고자 합니다. 

   오늘 이곳은 4월28일 화요일, 산뜻한 아침을 맞습니다. 한국달력은 "충무공이순신탄신일"임을 알려 줍니다. 제 SNS Facebook을 열어보니, 산승에게도 한국을 포함한 지구촌 여러곳에서 20여명의 다양한친구들이 생일을 축하한다는 카드와 메세지를 보내 주셨네요. 어제 인터넷 티브이 뉴스에서 105세의 미국 참전예비군 노인이 5천여통의 생일 축하카드를 받았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지만, 아무튼 차제에 제 생일 관련 사연과 소감을 조금 나누어 보지요. 제 속가 호적(戶籍)과 여권(Passport)에는 성명(姓名)이 "이영호李英浩"라고 되어 있는데, 성씨(姓氏) 본관(本貫)은 전주(全州)이며 근세 조선왕조 세종대왕의 18대 자손이 된다고 합니다. 이름 "영호"의 '호'는 집안의 돌림자이고, '영'은 저의 어머님이 딸만 셋을 낳고 아들을 기다리다가, 제 앞으로 아들 둘을 낳은 뒤에 저까지 아들로 태어나니 "영광(榮光)"이라고 하셨고, 돌림에 맞추어 영호라고 하였지만, 한문으로 영호(英浩)라고 쓴것은 집안 어른들이 그리 하였는데, 아마도 영웅호걸(英雄豪傑)의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염두에 두었던 것 같습니다. 제 생일을 출가전생가에서는 재래식으로 음력 섣달 초엿새에 기려왔는데, 그날은 기축년(己丑年)의 섣달이었고, 하여 저는 "소띠"로 알려져왔습니다. 그런데, 아마 일제로부터 해방되고 건국과 정부수립 및 일련의 국가제도가 구축되는 과정의 행정지체 등으로, 제 호적등재가 몇달 미루어졌고, 정작 생일은 1950년 4월 28일자로 기록되었는 줄 압니다. 사실 저는 6,25전쟁 전에 태어나 1.4후퇴시에 음력으로 생일을 맞다보니, 피난시기여서 불행히 첫돐잔치도 제대로 갖지 못했다고 합니다. 아무튼, 4월28일은 이순신장군 탄신일이니, 저는 속가에서 그분같이 멸사봉공(滅私奉公)의 정신으로 살라는 뜻으로서 나름대로 사명감을 가졌었지요. 그날을 제생일로서 처음 축하를 받은 기억은, 제가 1986년 하와이 대원사의 법사로 초청받아 가서 그 곧에 머물며, 그 다음해에 하와이대학 대학원 종교학과에서 수학하던중에, 지도교수였던 David Chappell 박사가 그날에 "Happy Birth Day to You!" 하며 생일카드를 전해주시며, 제 성 즉 Last Name의 배경을 아시고는, Royal Family 라고 하시며 축하해주셨던 것이 추억됩니다.
   저는 1968년 늦가을에 가야산 해인사로 출가이후, 법명은 도원(道元) 법호는 진월 (眞月) 로서 새롭게 불려왔지만, 그 뒤로 이른바 "납팔 용맹정진(臘八勇猛精進) 즉, 음력 섣달 초여드레(싯다르타 태자가 붓다가야 보리수 아래에서 성불한 날 成道齋日)를 즈음하여 섣달 초하루부터 초여드레까지 눕거나 잠자지 않고 계속 참선 정진해 온 선종전통을 따라서, 10여년 이상 그무렵에는 특별정진을 하였었기로, 그 기간에 생사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치열한 구도심의 화두참구중이었으니, '생일축하기념잔치'에 대한 생각은 할 수도 없었고, 다만 혼자 마음속으로 낳아준 부모님 및 깨우침으로 이끄시는 부처님과 스승들께 감사하며, 그 큰 은혜를 갚기 위하여는 꼭 도를 이루고 세상에 회향하여야 하리라는 결심을 다졌을 뿐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이제 현대 사회에 적응하며, 공적 문서로 생일이 확인되는 실정에 맞추어서, 70세가 인정되는 오늘, 재작년에 한국식 고희(古稀)기념을 하였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서 앞으로 갈 길을 내다 봅니다.
   지난주 외국인 학자들과 한 Zoom Meeting에서, 제가 70세로 은퇴한 생활을 한다고 하니, 대부분 저보다 연세가 많으신 그분들은 저보고는 제 나이를 믿지 못하겠다고 하며, 어떤이는 제 나이가 서른다섯쯤으로 보인다고 농담을 하였고 (아마 본 나이의 반을 접어서 한 말일 것), 백살이 되어야사 늙었다고 하며 은퇴를 인정하겠다는 말씀에, "백세인생" 분위기를 실감하였습니다. 저를 낳고 키워주신 부모님들은 일찍 돌아가셨지만, 석존께서는 여든 살까지 사셨고 그때까지도 중생을 위해 설법을 하시며 유행하셨음을 기억하면서, 석존의 길을 따라 가고자하는 저도 여든까지는 살면서 제 도리를 다해보리라는 원력을 키우려 합니다. 보장된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십년을 내다보면서, 제 본분에 맞는 살림살이로, 세간과 출세간의 고마운 인연들과 어울려, 성현들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꾸준히 나아가 보려 하며, 도반 친구 여러분들의 협조와 성원을 기대하는 심정입니다. 거듭 여러분의 인연에 감사하며, 두루 건강과 평안을 빌면서, 이곳 분위기를 시조가락으로 적어봅니다.


<고성에서>

     해와 달 뜨고 지며 구름도 오가는 데,
        나무 꽃 피고 크는 산과 들 언덕에서,
           앉았다 걷고 멈추며 마음 쉬어 가는 이.


     참 맑은 공기와 물, 싱싱한 나무와 풀,
        따뜻한 볕과 바람, 그 속에 머물면서,
           저 홀로 아쉬움 없이 새들 노래 즐기네.


     벗이여 와보시게, 산위에 살림살이.
        들꽃 뜰 곁에 앉아 벌 소리 들으면서,
           차 한 잔 나눠 마시며 구름 사위 즐기세. 



관리자 20-04-3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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