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9-16 05:43
사자
 글쓴이 : dowon
조회 : 3,275  

제이십사조 第二十四祖 사자師子 Simha

   <전등록>에서 전하기를, 중인도 출신인 사자 존자는 학륵나존자로부터 법을 받은 뒤에 사방으로 다니며 교화하다가 계빈국罽賓國에 이르러. 그곳에서 다섯 무리의 외도들을 제도하였다. 어느 장자가 아들을 데리고 와서 존자에게 물었다. “이 아이의 이름은 사다斯多인데, 태어날 때부터 왼손을 쥐고 있습니다. 이제 장성했건만 끝내 펴질 않고 있으니, 바라옵건대 존자께서 전생의 인연을 보여 주십시오.” 존자가 그를 보자 즉시 손으로 어루만지며 말했다, “내 구슬을 돌려다오.” 동자가 갑자기 손을 펴고 구슬을 받들어 올리니, 대중이 모두 깜짝 놀랐다. 존자가 말하기를 “내가 전생에 스님이었을 때 바사婆舍라는 동자가 있었다. 당시 내가 서해 용왕의 재齋에 갔다가 구슬 보시를 받아서 그에게 맡겼었는데, 이제 내 구슬을 돌려주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은가?” 장자가 그 아들을 출가하게 하니, 존자가 곧 구족계를 주고는 전생의 인연에 따라 바사사다라고 이름을 지어주었다. 존자는 스승의 예언을 생각하고 환난을 겪기 전에 승가리와 함께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법을 전하며, 인연에 따라 교화를 베풀라고 부촉하였다. “알고 봄 올바르게 설할 때에는, 앎과 봄 그 모두가 이 마음이라. 당장의 이 마음이 곧 지견이요, 지견을 바로 알라 지금이니라. 正說知見時 知見俱 是心 當心卽知見 知見卽于今” 바사사다는 분부를 받고 곧 남천축으로 갔지만, 존자는 계빈국에 남아 스승의 예언이 실현됨을 맞았다.

  당시 계빈국에 마목다摩目多와 도락차都落遮라는 두 외도가 있었는데, 요술을 부려 혼란을 일으키려 하였다. 스님의 형상으로 가장하고 왕궁으로 잠입하면서, “성공하지 못하면 죄를 스님에게 돌리자.” 고 음모하였다. 마침내 요망한 짓이 재앙으로 잇달아 일어나고 계획이 그르치게 되었다. 왕이 스님의 행위로 착각하고, “내가 본래 마음으로부터 삼보에 귀의했는데, 어쩌면 이다지도 나를 해치려고 하는가?” 성을 내며, 사찰을 파괴하고 불자들을 모두 죽이라고 명을 내렸다. 왕은 직접 칼을 들고 존자의 처소에 가서 따졌다. “스님은 오온五蘊이 공空함을 깨달았소?” 존자가 “깨달았소.” 하니 다시 “생사를 여의었소?” 물었고, 존자가 “여의었소.” 대답했다. 왕이 “생사를 여의었다면 나에게 머리를 줄 수 있겠군” 하니, 존자가 “몸도 내 것이 아니거늘 어찌 머리를 아끼겠는가?” 대답하였고, 왕이 곧 칼로 존자의 머리를 치니, 흰 젖이 몇 척이나 치솟았고, 왕의 오른팔도 땅에 떨어졌다가 7일 만에 죽었다. 태자 광수光首가 탄식하고, 사자존자의 시체를 거두어 탑을 세우게 하였다.

  진월이 찬탄 첨부한다:

            환란을 당하리라 예언한 스승 뜻을,

               자비로 이루면서 세상을 깨우치고,

                   생사에 자재 보이신 사자비구 조사님!

  사자 조사의 일화는 불교 내부는 물론, 국가사회와 관련하여 여러 시사를 줍니다.

외도의 변란 조작으로 불교가 엉뚱하게 법난을 당하게 되었지만, 그 결과는 실질적으로 전화위복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왕의 어리석음으로 잘못 판단하고 분심으로 스님께 섣불리 화풀이를 하려했지만, 도리어 그 앙화를 받아 천벌을 받아 죽었고, 태자의 속죄와 공경을 받아 불교의 진면목이 들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바는, 불교 수행자는 불교를 잘 이해하고 수행하여 언행이 일치하는 법력으로 그 진가를 보일 수 있어야 하며, 생사가 달린 결정적 순간에도 태연하고 당당하게 불교적 소신을 갖고 실상을 보여줄 수 있는 용기와 저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주 백률사에 이차돈 성사의 유적이 있고, 신라의 불교 수용을 위하여 순교할 때에, 성사의 목이 베어지며 흰 젖이 솟았다는 전설이 있는데, 사자 존자의 순교시도 같은 현상을 보였음이 큰 감동을 줍니다.

 개인적 일신의 안위를 걱정하지 않고, 자비심으로 불법의 실상을 보이며, 무아와 생사자재를 실현하신 조사님의 원력과 법력을 찬탄하며, 오늘날에 그러한 도인이 새삼 그립고 아쉬움을 절감합니다.


관리자 18-09-1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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