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등록>에 전하기를: 서당 선사는 건화虔化 출신으로 성은 요寥씨이다. 여덟 살에 출가하여 스물다섯 살에 구족계를 받았다. 모습이 특이하였는데, 어떤 관상가가 보고는, “스님의 기골氣骨이 비범하시니 반드시 법왕法王의 보좌輔佐가 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선사는 나중에 불적암佛迹巖으로 가서 대적大寂 (馬祖) 에게 참문하고 백장百丈 회해懷海선사와 함께 입실하였는데, 모두 인가를 받았다. 하루는 대적이 선사에게 글을 주어 장안長安의 혜충慧忠 국사에게 전하라고 해서 갔다. 국사가 “그대의 스승은 어떤 법을 설하는가?” 물으니, 선사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서 섰다. 국사가 “그것뿐인가? 그 밖에 또 있는가?” 하고 물으니, 선사가 다시 동쪽으로 가서 섰다. 국사가 “그것은 마조대사의 것이니, 그대의 것은 무엇인가?” 물으니, “벌써 화상께 바쳤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얼마 뒤에 경산徑山 국일國一 선사에게도 글을 전하였다.
대장군 노사공路嗣恭이 대적을 초청하여담당 고을에 머물게 함으로서 장차 성대한 교화를 기약하려 하였다. 선사가 고을로 돌아오니, 대적이 마납가사摩納袈裟를 그에게 주면서 배우는 이들로 하여금 가까이하게 하였다. 어떤 스님이 마조에게, “청컨대 화상께서 네 구절(四句)을 여의고 백가지 부정(白非)을 끊은 채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을 곧바로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물으니, 마조가 대답하기를, “나는 오늘 생각(心情)이 없으니, 그대는 지장에게 가서 물어라.” 했다. 그 스님이 선사에게 와서 물으니, “그대는 왜 화상께 묻지 않는가?” 대답했다. 그 스님이 “화상께서 저에게 말씀하시기를 ‘상좌上坐’에게 물어라‘ 라고 하셨습니다.” 하니, 선사가 손으로 머리를 만지면서, “오늘은 머리가 아프니, 회해懷海 사형에게 가서 물어라.” 하였다. 그 스님이 다시 회해에게 가서 물으니, 회해가 “나는 그러한 것에 대하여 도리어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그 스님이 마조에게 다시 가서 그 말들을 이야기하니, 마조는 “지장의 머리는 희고, 회해의 머리는 검다.”고 말했다. 마조가 어느 날 선사에게, “그대는 왜 경전을 보지 않는가?” 물으니, 선사가 “경전인들 어찌 다르겠습니까?” 대답했다. 마조가 “그렇기는 하지만 그대가 뒷날 남을 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니, 선사가 “저는 병이 나서 스스로를 감당하기도 급급한데, 감히 남을 위하라고 하십니까?” 하였고, 이에 마조는 “그대가 말년 (貞觀末年) 쯤 반드시 세상에서 흥기하리라.” 하였다.
선사는 마조가 입적한 뒤, 정원貞元 7년에 대중의 요청에 의하여 개당開堂하고 교화를 시작하였다. 상서尙書인 이고李翶가 일찍이 어떤 스님에게, “마 대사가 어떤 설법을 하였는가?” 물으니, 그 스님이 “대사께서는 어떤 때는 마음이 곧 부처라 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마음도 부처도 아니라고 하였소.” 대답하니, 이고가 “모두가 그쯤이구나.” 말하고는 다시 선사에게 와서 다시 물었다. “마 대사께서는 무어라고 설법하셨습니까?” 하자, 선사가 이고를 불렀다. 이고가 대답하자, 선사가 “북과 고동소리가 나는구나.” 하였다. 선사가 서당사西堂寺에 주석할 때에 어떤 속인 선비가 찾아와서, “전당과 지옥이 있습니까?” 여쭈니, “있다.”고 답했다. “불보 법보 승보는 있습니까?” 물으니, “있다.” 하였고, 그밖에 여러 가지를 물었으나, 모두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 선비는 “화상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이 잘못 아닙니까?” 따졌다. 선사가 “그대가 일찍이 어떤 큰스님 (尊宿)을 만난 적이 있는가?” 선비에게 물으니, 그는 “제가 경산徑山 화상을 뵙고 왔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선사가 “경산이 그대에게 무어라고 하던가?” 물으니, 선비가 “일체가 모두 없다고 하였습니다.” 대답했다. 이에 선사가 “그대에게 아내가 있는가?” 물으니, 선비가 “있습니다.” 하였고, 선사가 “경산화상도 아내가 있는가?” 물으니, 선비가 “없습니다.”라고 대답했으므로, 선사가 “경산화상이 없다고 한 것이 맞는구나.” 하니, 선비가 곧 절을 하고는 물러갔다.
선사가 원화元和 9년 4월 8일에 입적하니, 세납은 80세요, 법랍은 55세였다. 헌종憲宗이 대선교선사大宣敎禪師라는 시호와 원화증진元和證眞이라는 탑호를 하사하였고, 목종穆宗 때에 다시 대각선사大覺禪師라는 시호를 더하였다.
진월이 찬탄 첨부한다.
마조의 상족으로 대각大覺의 대선교사大宣敎師!
도의道義에 마음 전해 법맥을 이루시고,
서쪽서 오신 조사 뜻 동쪽으로 전한 분.
서당 지장 선사는 마조선사의 으뜸가는 제자로서, 신라에서 온 명적 스님을 깨우쳐 도의 선사로 만들고 법을 전하여서, 후대에 한국 선종 즉, 대한불교조계종의 종조宗祖가 되도록 키우신 분이시니, 한국의 선종 수행자들에게 길이 기억되고 존중되어 마땅한 분입니다. 현재 전해지는 바, 선종의 법맥과 법계도法係圖를 보면, 서당선사의 중국인 제자는 크게 들어나거나 돋보이지 않고 다만 한국의 도의 선사에게 법을 전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로 말미암아 중국에서는 별로 관심을 받아오지 못해왔지만, 한국인들에게는 특별히 주목하고 감사해야 할 인물임이 분명합니다. 다른 모든 업적은 접어두고라도, 도의선사를 키워서 법을 전한 사실만으로도 그 공적은 아무리 높이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