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5-02 09:07
백장 회해
 글쓴이 : dowon
조회 : 3,199  

백장 회해 百丈 懷海

<전등록>에 전하기를: 선사는 복주福州 출신인데, 어릴 때에 이미 속세를 떠나 삼학三學을 두루 연마하였다. 대적(마조)이 남강南康에서 교화한다는 소식을 듣고 가서 정성을 기우려 의지하고 따랐다. 서당지장선사와 같이 입실하였는데, 당시 이 두 대사가 두각을 나타내었다. 어느 날 선사가 마조를 뵙게되었는데, 선사가 오는 것을 보자 마조는 법상 귀퉁이에서 불자拂子를 잡아서 고추 세웠다. 선사가 “그것뿐입니까? 또 다른 것이 있습니까?” 물으니, 마조가 불자를 원래 자리에다 놓고는, “그대는 무엇을 가지고서 어떻게 사람을 위하려 하는가?” 말했다. 선사가 얼른 불자를 들어서 보이니, 마조가 다시 “그것뿐인가? 그 밖에 또 있는가?” 물으니, 선사가 불자를 본래 자리에 꽂아두고 공손히 서 있으니, 마조가 소리를 질렀다. 이로부터 우레와 같은 명성이 진동해서 단월 신도들이 홍주洪州로 청해서 대웅산大雄山에 머무르게 하니, 그 거처에 산봉우리가 험악하기 때문에 백장산百丈山이라 불렀다. 거기에 있기 시작한지 한달이 채 못되어서 현묘한 진리를 참구하려는 선객들이 사방에서 몰려들었는데, 위산潙山과 황벽黃蘗이 그 으뜸의 자리에 있었다.

어떤 스님이 서당에게 “물음이 있으면 대답이 있고, 묻지 않으면 대답하지 않는 때는 어떠합니까?” 물으니, 서당이 “놀라서 썩은들 무엇 하겠는가?” 라고 대답했다. 이 애기를 듣고 선사가 “원래 이 노형老兄을 의심하였다.” 고 말했다. 어떤 스님이 “화상께서 말씀해 주십시오.” 하니, 선사는 “일합상一合相을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어느 날 선사가 대중에게 “어느 한 사람은 오래 동안 밥을 먹지 않고도 배고프다는 말을 않고, 어느 한 사람은 종일 밥을 먹으면서도 배부르다는 말을 않는다.” 말했는데, 대중이 아무도 대답하지 않자, 운암雲巖이 “화상은 매일 구구하게 누구를 위하십니까? 물었다. 선사가 ”어느 한 사람이 요구한다.“ 라고 대답하니, “어찌하여 그로 하여금 스스로 하게 하지 않습니까?“ 라고 또 물었고, “그는 집안 살림이 없느니라.” 라고 대답하였다. 어떤 스님이 “어떤 것이 대승의 돈오법문頓悟法門입니까?” 물으니, 선사가 대답하기를: “그대들은 모든 반연을 쉬어라. 만 가지 일을 쉬고, 착하거나 악한 일, 사간과 출세간의 온갖 법을 기억하지도 말고 반연하여 생각하지도 말라. 몸과 마음을 탁 놓아서 자유롭게 하고, 마음은 목석처럼 분별하는 것이 없게 하라. 마음이 행하는 바가 없어서 마음의 바탕이 허공과 같이 되면 지혜의 태양이 스스로 나타나니, 마치 구름이 흩어지면 태양이 들어나는 것과 같으리라. 분별망상도 모두 쉬고, 온갖 반연과 탐욕 성냄 애욕의 더럽고 깨끗한 망정이 다하면, 오욕이나 팔풍을 대하여도 보고 듣고 깨달아서 앎에 속박되지 않고, 모든 경계에 미혹되지도 않ㅇ서 자연히 신통묘용을 구족한다. 이와 같이 해탈한 사람은 온갖 경계를 대하여도 마음에 고요함과 어지러움이 없고, 마음을 거두지도 않고 흩뜨리지도 않으며, 온갖 소리와 색을 투사하여도 걸리거나 막힘이 없으리니, 이를 이름 하여 도인이라 한다.” 라고 했다. 선사는 가끔 설법을 마치고 나서 대중이 흩어지면 곧 그들을 불렀는데, 대중이 고개를 돌리면, “이것이 무엇인가” 하고 말했다.

당나라 원화元和 9년 1월 17일에 입적하니, 세납이 95세였다. 장경長慶 원년에 대지선사大智禪師라는 시호와 대보승륜大寶勝輪이라는 탑호가 하사되었다. 선사는 선종이 보리달마에서 시작하여 조계 혜능에게 이르기까지 대체로 그 후예들이 율종 사찰에 살아오며 그 전통이 서로 맞지 않았음을 느끼고, “조사의 도를 널리 펴고 미래까지 끊이지 않고 싶다면, 어찌 여러 부분의 소승의 교리에 따라 수행하랴?”하며, 대승교리를 중심으로 당시 상황에 맞추어 독자적인 <선문규식禪門規式>을 만들어 선종사원에서 준수하게 하였다. 이로서, 선종총림에 “첫째, 청정한 대중을 더럽히지 않고 공손한 믿음을 내는 것, 둘째, 스님의 형상을 잃지 않아서 부처님의 제도에 맞게 되는 것, 셋째, 공문公門이 소란하지 않아서 시비가 줄어드는 것, 넷째, [허물이] 밖으로 새지 않고 종문의 기강이 잘 보호되도록 하는” 이로운 장치가 마련되었다.

 

진월이 찬탄 첨부한다:

 

   백장 대웅산에 청백총림 창설하고

      선원의 전통 세워 후세에 솔선수범!

         무상한 세월 속에서 <선문규식> 빛나네.

 

백장선사는 이른바 청규淸規 즉, 참선 수행 위주와 자주 독립 정신으로 선종 사찰의 독자적 운영 규율과 전통의 초석을 놓으신 조사로서 선종 역사에서 길이 귀감이 되어 온 분입니다. 널리 알려진 바, 일일부작일일불식一日不作一日不食 즉,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식사를 하지 않는다는 선농일치禪農一致 수행정신으로 자급자족을 추구하며 일상생활 속에서 수행을 실천하고, 선원 내부질서 확립과 소임의 역할분담을 규정하여 선종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였음은 높이 평가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그분의 수많은 제자들 가운데, 위앙종의 종주였던 위산선사와 임제종의 종주 임제선사의 스승인 황벽선사가 있음도 주목됩니다. 즉, 중국의 이른바 오종五宗 즉, 다섯 갈래의 선종 주류분파 가운데 두 개의 종파를 이룬 분들이 백 선사의 직계 법손이었음은 그 영향이 얼마나 컸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관리자 20-05-0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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