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5-24 14:35
염관 제안
 글쓴이 : dowon
조회 : 3,016  

염관 제안 鹽官 齊安

<전등록>에서 전하기를: 선사는 해문군海門郡 출신으로 성은 이李씨이다. 태어날 때에 신령스러운 광명이 방을 비추었고, 또 이상한 스님이 와서 그를 두고, “더할 수 없이 뛰어난 깃대(無勝幢)를 세우고, 부처의 태양을 돌이켜 비추게 할 자가 어찌 그대가 아니겠는가” 예언하였다. 자라나서 마침내 그 고을의 운종雲琮 선사에 의해 득도되어 구족계를 받았는데, 나중에 대적이 공공산 龔公山에서 교화를 편다는 말을 듣고 길을 떠나 찾아갔다. 선사는 모습이 기이하였기 때문에 대적은 그를 한번 보자, 그가 매우 뛰어난 인재임을 알아서 곧 입실入室을 명하여 바른 법을 은밀히 보여 주었다. 어떤 스님이 선사에게, “어떤 것이 본래의 몸인 노사나불입니까?” 물으니, 선사가 “저 구리병을 내게 갖다 주게나.” 말하자, 그 스님이 깨끗한 병을 가지고 왔다. 선사가 “본래의 자리로 갖다 두어라.” 하니, 그 스님이 본래의 자리에 가져다 두고 와서 다시 앞의 말을 물으니, 선사가 “옛 부처님은 지나가신 지 오래다.” 라고 대답하였다. 어떤 교학자 스님이 와서 선사를 뵙자, 선사가 “좌주坐主는 어떤 사업을 쌓았는가?” 묻었고, 그 스님이 “<화엄경>을 강설하였습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선사가 “경전 속에는 몇 가지 법계가 있다고 하였는가?” 물으니, 그 스님이 “자세히 말하자면 겹겹이 다함이 없고(重重無盡), 간략히 말하면 네 가지 법계가 있습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선사가 불자를 세우면서, “이것은 몇 번째 법계인가?” 물으니, 그 스님이 골똘히 궁리하면서 천천히 답변을 생각하자, 선사가 “생각해서 알거나 따져서 이해하는 것은 귀신 집안의 살림살이요, 햇볕아래의 외로운 등불이니, 결과적으로 비춤을 잃으리라.” mf하였다. 선사가 어느 날 대중에게, “허공으로 북을 산고 수미산으로 망치를 삼는다. 누가 치겠는가?” 물으니, 아무도 대답이 없었다. 법곤法空이라는 스님이 와서 경전의 온갖 뜻을 물으니, 선사가 낱낱이 대답하고 나서 “스님이 온 뒤로부터 나는 전혀 주인 노릇을 못했다.” 말하니, 법공이 “화상께서 다시 주인이 되십시오.” 대답했다. 선사가 “오늘밤에는 본래의 자리에 돌아가서 머물러 있다가 내일 다시 오시오.” 하니, 법공이 물러갔다. 이튿날 아침에 선사가 사미를 시켜 법공 스님을 불러오라고 했다. 법공이 오자 대사가 사미를 돌아보면서, “쯧쯧, 이 사미가 일을 요달하지 못했구나. 법공스님을 모셔오라 했는데, 이 당堂을 지키는 집안사람만을 데리고 왔구나.” 하니 법공이 말이 없었다. 원주院主인 법흔法昕이 와서 뵙자, 선사가 “너는 누구냐?” 물으니, 그가 “법흔입니다.” 대답하자, 선사는 “나는 너를 모르겠다.”하니, 법흔은 말이 없었다. 그 뒤에 선사는 병 없이 앉아서(宴坐) 입적하였다. 선종제가 오공悟空 선사라는 시호 및 서심지탑棲心之塔이러는 탑호와 추도의 시를 내렸다.

 

진월이 찬탄 첨부한다.

 

        마조의 준족으로 걸출한 오공선사悟空禪師

           제안齊安의 염관鹽官되어 짭짤한 선풍으로

               범일梵日에 법 전하여서 사굴산문闍崛山門 여셨네.

 

마조의 법을 받아 항주지역에서 교화하였으며, 신라의 통효 범일선사에게 법을 전함으로서 신라 구산선문의 하나인 사굴산문의 비조가 되신 염관 제안선사는 상호가 뛰어나고 선지가 투철하여 탁월한 교화를 하였습니다. 마조의 가풍처럼 걸림이 없이 격외선풍을 선양한 것으로 보입니다.  


관리자 20-05-2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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