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반 여러분, 추석을 잘 즐기고 계시리라 짐작합니다.
어제는 공교롭게도 달력이 9월 13일 금요일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13일 금요일"은 1년에 한두번 다른달에 생기기도 하고
관심없이 지내는 사람들이 많지만, 아무튼 한국에서는 이른바 한가위 시절로 일년중에 가장 즐거운 길일(吉日)이라고 할 수 있는데,
미국에서는 일부 사람들에게 불길한 날로 통하고, 관련 공포괴기영화가 십여편 제작되여 흥행에 성공한 경우도 며러번인 줄 압니다.
어제도 몇몇 방송국에서 그 영화들을 방영해 주기도 했구요. 이곳에서는 한국적인 추석문화가 없으니 그렇겠지만.
소납은 부덕하고 박복하지만, 그 동안 혼자 산위 토굴에 지내면서도 건강에는 별문제가 없어 다행으로 여겼었는데,
지난 월요일부터 오랜만에 감기몸살로 음식도 제대로 못먹고 거동도 불편하여 거의 누워지낼정도로 고생을 했습니다,
오늘은 많이 좋아졌으니 제 걱정은 하지 마시고, 여러분들도 평상시에 면역력 유지에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이곳은 일교차가 수십도로 환절기 특성이 아주 심한데, 방심하다가 액난을 당한 기분입니다.
과거 업보로서 액땜을 하는 느낌을 가집니다만, 건강관리에 소홀하였다는 자책을 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모교인 UC Berkeley 불교학센터에서 하바드대학 교수등 특별연구발표가 지난 목요일 오후에 있다고 연락이 왔고,
한국학센터에서는 동문인 한승주 전 외교장관의 대담이 있다는 이메일을 받고는 모처럼 외출을 해 볼까 싶었지만, 낭패였네요.
오늘도 총영사관 코리안위크 행사로 코리안센터를 중심으로 샌프란시스코 프레시디오에서 추석축제를 한다고 하고,
불자산우회에서는 인근의 래익새보트 리전날파크에서 산행과 여흥이 있는줄 아는데, 차운전 하기도 어렵고 하여 포기입니다.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하면서도, 실제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평정심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줄 압니다.
생로병사와 생주이멸의 업연 속에서 무상과 무아를 거듭 사무치게 깨닫고 담담하고 의연하게 최선을 다해 나갈 수 밖에...
각지의 도반 여러분, 환절기에 건강 잘 챙기시고, 평안을 누리시기 빌면서,
고성에서, 진월 두손 모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