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3-02-27 10:22
출가절에 즈음하여
 글쓴이 : dowon
조회 : 41  

‘출가절’은 집을 떠난 날/때를 뜻하는 말이지만, 구체적으로는 인도 슈도다나왕의 태자 싯다르타가 그의 나이 스물아홉에 그의 궁성을 떠나 수행 길에 들어선 날을 가리키는 데, 북방 대승불교전통에서는 2618년전 음력 이월초여드레로 전하며 그날을 기려오고 있다. 이는 이른바 “불교4대명절” 가운데 하나로서 즉, 탄생절(음 사월파일), 성도절(음 납월파일), 열반절(음 이월보름)과 함께 특별히 기념하는 날이며, 이는 석가모니(석존)의 역사적 일생에서 획기적으로 중요한 계기가 된 날들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된다. 사대명절 각각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며 자신의 삶속에서 그 정신을 되살려 보는 일은 불교도들은 물론 일반 사람들에게도 삶의 질을 높이고 성숙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

산승의 이해와 인식으로는, 석존의 열반절을 기림은, 일반인들이 부모의 돌아가신 기일을 기억하고 추모하듯이, 그분을 따르는 후예로서 스승 즉 정신적 어버이에 대한 마땅한 도리이며 예의라고 본다. 그분이 제자 및 신도 중생들을 가르치시고 올바른 삶을 살도록 이끄신 위대한 지혜와 자비의 업적에 감사하고 찬탄하며 기념함은 상식적으로 보아도 당연한 처사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불교도들은 그날과 그해를 기념하며 불기(佛紀)를 삼는다. 나아가 그분이 그렇게 제자와 중생을 가르치고 이끄신 큰 지혜와 자비는 성도 즉, 큰 깨달음을 이루시고 붓다가 되셨기로 가능한 것이었으며, 만약 성도가 없었다면 불가능하였으리니, 그 성도를 기림은 또한 마땅한 일이며 후대에 경축하게 된다. 그런데, 성도가 가능했던 것은 출가하여 수행 정진한 결과이므로, 일반 사람들에게 쉽지 않은 출가의 큰 결심과 그 실행을 한 출가절도 성도절처럼 후대에 기리게 되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그 이전을 추구해 볼 경우, 그분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출가도 없었으리니, 그 뒤의 성도와 열반도 마찬가지로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하므로 이 네 가지 결정적 사건이 벌어진 날의 가치와 의미는 모두 간과하거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일련의 중대함을 보이며 기려왔다. 만약 4대명절을 모두 다 치르기 어렵다면, 일반사람들의 경우, 보통 열반절과 탄생절에 더 비중을 둘 수 있겠지만, 수행자들에게는 성도절과 출가절을 중시할 것 같다. 각자의 입장에 따라 나름대로 적응할 일이다.

사람이면 누구나 태어나서 주어진 형편과 인연에 따라 살다가 죽는다. 나고 죽는 일이야 결국 각자의 피할 수 없는 업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삶의 방향과 내용은 각자의 인생관 또는 세계관 및 가치관에 따라 그 판단과 선택 및 지향과 결심으로 형성될 줄 안다. 인생과 우주의 실상과 진리를 깨닫고 완전한 지혜를 성취하여 생사 고통을 초월 자재할 수 있는 성도/성불을 한다는 것은 모든 일 가운데 가장 어려운 성취겠지만, 그를 위한 진정한 출가와 온전한 수행정진 또한 쉽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만약 합당하게 몸과 마음으로 출가하고 붓다가 가르치신 법대로 올바른 수행에 정진한다면 그 결과 즉 성도는 궁극적으로 시간문제라고 볼 수 있겠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출가수행자가 성도에 실패하는 원인과 과정은 어딘가 출가와 수행의 결함이나 부족에 있으며, 겉으로 보기에는 출가한 모습으로 보이고 수행하는 것 같아도 실질적으로는 다소나마 본분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겠다. 수행 정진에는 자신의 공부와 실행은 물론, 훌륭한 선지식 스승과 도반의 도움 및 영향이 크지만, 출가는 당사자의 결심과 집정리가 필수이며,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바이다. 벗어나고 떠나야 할 집이란 곧 모든 세속적 욕망과 애정 등의 본능적 집착과 유혹의 물질적 심리적 일체 근거를 포함하여 가리킨다. 단순히 신체 물리적으로 집이라는 물상을 떠난 것으로는 필요조건은 될 수 있어도 충분조건이 되지는 못한다.

출가 수행자를 존중하고 공양 협조함은 복을 짓고 공덕을 쌓는 일로 알려져 온다. 자기는 출가수행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여건 상황일지라도, 출가수행자들을 돕는 일은 사회적으로 필요하고 유익하다. 자신은 감히 결심하고 실행하지 못하면서, 출가 수행하는 이들을 과소평가하거나 무시 내지 매도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이는 그 빌미를 만들어 주는 사이비 출가수행자들이 보이는 바, 그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행태에서 비롯됨으로 짐작한다. 출가 수행자를 자처하는 이들은, 자기 자신을 포함하는 출가수행 공동체의 건강과 발전 및 본분성취를 위해 대오각성하고, 남에게 실망감을 주도록 한 모든 잘못에 대해 반성하며 참회하고 수행에 분발하여야겠다. 산승도 출가수행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제 노릇을 충분히 잘 못한 데 대하여, 불조와 신심단월 전에 참회하며 송구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 아울러, 출가이후 지금까지 수행에 도움을 주신 선지식과 도반들 및 재가불자님들에게 치하와 감사를 드린다. 두루 건강 장수하며 행복하시길! 나무 본사 석가모니불!   


관리자 23-02-2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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