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5-15 09:43
장경 회운
 글쓴이 : dowon
조회 : 716  

장경 회운 章敬 懷惲

<전등록>에 전하기를: 선사는 천주泉州 동안同安 출신으로 성은 사謝씨이다. 대적의 법 (心印)을 받고 처음에는 정주定州의 백암栢巖에서 지내다가 나중에 중조산中條山에서 살았다. 당의 원화元和 초기에 헌종憲宗의 조칙에 의하여 상현사上玄寺에 머물으니, 배우려는 이들이 모여들었다. 어느 날 선사가 상당하여 대중에게 다음과 같이 설했다. “지극한 이치는 말을 잊었거늘 요즘 사람들이 알지를 못하고 억지로 딴 일을 익히는 것으로 공능功能을 삼는다. 그리하여 제 성품이 원래 티끌 경계가 아니라 바로 미묘한 큰 해탈문이고, 갖추고 있는 비추어 깨달음(鑒覺)은 본래 물들거나 걸리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이러한 광명은 일찍이 쉬거나 폐廢한 적이 없으니, 지난 겁부터 지금까지 진실로 변함이 없는 것이 마치 해가 멀고 가까운 곳을 비추어서 온갖 빛깔에 미치면서도 일체와 더불어 섞이지 안흔 것과 같다. 신령스러운 빛(靈燭)은 묘하게 밝아서 단련鍛鍊을 빌리지 않거늘 이를 요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물상物象을 취하는데, 이는 마치 눈을 비벼 허공 꽃이 망령되게 일어나는 것과 같아서 헛되이 수고롭게 여러 겁을 지낼 뿐이다. 만일 능히 돌이켜 보아서 두 번째 사람(第二人)이 없다면, 들고 놓는 온갖 동작이 실상을 어기지 않는다.” 어떤 스님이, “마음과 법이 아울러 없어지면 어디로 돌아갑니까?” 물으니, 선사가 “영인郢人은 티가 묻지 않았거늘 쓸데없이 도끼만을 흔드는구나.” 대답했다. 다시 “대사시여, 돌이키지 못하는 말(不返之言)을 말씀해 주십시오.” 요청하니, 선사가 “그대로가 돌이킴이 없는 구절이니라.” 대답헸다.

어떤 이가 “조사들이 전하시는 심지법문心地法門은 진여의 마음입니까? 망상의 마음입니까? 진眞도 아니고 망妄도 아닌 마음입니까? 삼승교의 밖에 따로 세운 마음입니까?” 물으니, 선사가 “그대는 눈앞의 허공을 보는가?” 물었다. 그가 “항상 눈앞에 있다는 것을 믿고 알지만 사람들이 스스로 보지 못합니다.” 답하니, 선사가 “그대가 그림자를 잘 못 안 것이 아닌가?” 하였다. 그가 “화상께서는 어찌하시겠습니까?” 하니, 선사가 손으로 허공을 세 번 튀기자, 그가 “어찌해야 옳습니까?” 말하자, 선사가 “그대는 뒤에 차차 알게 되리라.” 하였다. 나중에 어떤 스님이 와서 선사를 세 번 돌고 석장을 구른 뒤에 서자, 선사가 “그렇다, 그렇다.” 하였다. 그 스님이 다시 남전에게 가서 역시 남전을 세 번 돌고 나서 석장을 구르고 서자, 남전이 “틀렸다, 틀렸다. 이는 바람의 힘으로 굴려지는 것이라서 처음부터 끝까지 이루어지고 무너진다.” 하였다. 그 스님이 “장경은 옳다고 하였는데, 호상은 어찌하여 틀렸다고 하십니까?” 하니, 남전이 “장경이 옳다고 한 것이 그대에게는 옳지 못하다.” 하였다. 젊은 스님 하나가 행각을 g고 돌아오자, 선사가 “그대가 여기를 떠난 지 몇 해나 되었는가?” 물으니, 그 스님이 “화상을 떠난 지 8년이 되었습니다.” 선사가 “무엇을 얻었는가?” 물으니, 그 젊은 스님은 땅에다 하나의 동그라미(一圓相)을 그렸다. 선사가 “그것뿐인가? 또 무엇이 있는가?” 물으니, 그 스님이 동그라미를 지워 버리고 절을 한 뒤에, “사대와 오온의 몸에서 어떤 것이 본래의 불성입니까?” 물었다. 선사가 그 스님을 불렀고, 그 스님이 대답하니, 선사가 양구良久하다가 “그대는 불성이 없다.”

당나라 원화 13년 12월 22일에 입적하였다. 탑을 패수霸水에 세웠는데, 시호는 대각大覺 , 탑호를 대보상大寶相이라고 하였다.

 

진월이 찬탄 첨부한다.

 

       대적(大寂)의 심인(心印) 얻은 대보상(大寶相) 대각선사(大覺禪師),

          신라의 현욱(玄昱)에게 그 법을 전하시고

             뒷날의 봉림산문에 조사되어 빛난 분!

 

마조의 법을 있고 당나라 헌종의 존경을 받아 선풍을 크게 펼친 장경 선사는 중국 선종사에서도 중요한 인물이지만, 특히 신라의 원감 圓鑑 현욱스님에게 법을 전하여 구산선문 가운데 하나인 봉림산문의 비조가 되도록 함에 주목됩니다. 앞에서 인용한 법연에서 볼 수 있듯이, 당시 동문 준족 남전선사 회상에 왕래하는 수행자들과의 언급 등을 통해, 중국 중원에서 선풍을 크게 일으킨 인물로 평가됩니다.  


관리자 20-05-1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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