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06-28 01:52
동산 양개
 글쓴이 : dowon
조회 : 568  

동산 양개 洞山 良价

선사는 월주 저기현 출신으로 성은 유兪씨이다. 처음에 촌원村院의 원주院主에게 출가하였는데, 원주는 선사를 감당하지 못했으나 선사는 싫어하거나 꺼리는 생각이 전혀 없이 그곳에서 2년을 지냈다. 원주는 그의 효순함을 보고 <심경心經>을 외우라고 했는데, 하루 이틀도 못가서 훤하게 외워버렸다. 스승이 다시 다른 경을 외우게 하려 하니, 선사가 “이미 외운 <심경>의 뜻도 아직 모르니, 다른 경을 배우지 않겠습니다.” 라고 말했다. 원주가 “전에 신통하게도 잘 외웠는데, 애 모른다고 하는가?” 물었고, 선사가 “<심경> 안의 딱 한 구절을 모릅니다.” 라고 대답하니, 원주가 “모른다는 구절이 어디인가?” 물음으로, 선사가 “눈 귀 코 혀 몸 뜻이 모두 없다 (無眼耳鼻舌身意)는 구절을 모릅니다. 화상께서 설명해 주십시오.” 하니, 원주는 말이 막혔다. 이로부터 이 법공法公이 예사 사람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원주는 곧 선사를 데리고 오설五洩 화상에게 가서 위의 일을 자세히 이야기 하고는 “이 법공은 나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우니, 화상께서 거두어 주십시오.” 하였고, 오설이 허락하였다. 선사가 그곳에 머문 지 3년이 지나자 계를 받고 모든 것을 다 깨친 뒤에 화상에게. “스승께 말씀 드립니다. 제가 행각行脚을 떠나고 싶으니, 화상께 허락을 청합니다.” 말하니, 오설이 “결택決擇을 찾고자 한다면, 남전南泉에게 가서 물으라.” 하였다. 선사가 “한번 떠나면 반연攀緣이 끊어질 것이니, 외로운 학은 둥우리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라고 말하고, 남전에게로 갔다. 남전이 귀종歸宗의 재를 올리는 자리에서, 법어를 내리기를 “오늘 귀종을 위해 재를 지내는데, 귀종이 오겠는가?” 하니, 아무도 대답을 못하자, 선사가 나서서 절하고는 “스님, 다시 물어 주십시오.” 하였고, 남전이 물으니, 선사가 “길동무가 있으면 올 것입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이에 남전이 뛰어내려 등을 어루만지면서 “비록 후생이지만 다듬을 만한 재목이구나.” 하니, 선사가 “양민을 천민으로 취급하지 마십시오.” 라고 말했다. 이로부터 이름이 천하에 퍼져 작가作家라 불리게 되었다. 나중에 운암을 참례하여 현묘한 뜻을 모두 깨쳤고, 그의 법을 이었다.

운암이 원주가 석실로 떠나려는 것을 알고, “석실에 가거든 그대로 돌아와서는 안 되느니라.” 말했으나, 원주가 대답이 없으므로 선사가 “그곳에는 벌써 누군가가 미리 자리를 차지해 버렸습니다.”라고 말했다. 운암이 다시 “그대는 다시 가서 무엇을 하려는 것인가?” 물으니, 선사가 “인정을 끊어 버릴 수는 없습니다.” 라고 대답하였고, 또 “어떤 것이 서쪽에서 오신 뜻인가?” 물으매, 선사가 “흡사 해계서解雞犀(무소뿔)와 같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나중에 운암의 재齋에 어떤 이가 “화상은 돌아가신 스승에게서 어떤 가르침을 받으셨습니까?” 물으니, 선사는 “내가 비록 거기에 있었으나 가르침을 받은 것은 없느니라.” 대답했고, “받은 것이 없다면 재를 차려서 무엇 합니까?” 하니, 선사가 “가르침을 받은 것은 없으나 그를 저버릴 수는 없느니라.” 하였다. 또 재를 차리는데, “화상께서 돌아가신 스승의 재를 차리시니, 그 스승을 인정하시는 것입니까?” 라는 질문에, “반은 인정하고 반은 인정하지 않느니라.” 대답하였고, “어째서 전부를 인정하지 않으십니까?” 라는 물음에는, “만일 전부를 인정하면 돌아가신 스승을 저버리는 것이 된다.” 고 대답했다. 선사가 운거雲居에게 “어디를 다녀 오는가?” 물으니, “산을 돌아보고 옵니다.”라고 대답하자, 선사가 다시 “어느 산이 살 만하던가?” 물었고. 운거가 “어느 산인들 살 만하지 않겠습니까?” 대답하니, 선사가 “그렇다면 당나라 안의 모든 산을 몽땅 그대가 차지했구나.” 말하자, 운거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하니, 선사가 “그렇다면 그대는 들어갈 문을 얻었구나.” 하자, 운거가 “길이 없습니다.” 하였다. 선사가 “길이 없다면 어떻게 나를 만나러 왔는가?” 물으니, 운거가 “길이 있다면 화상과 간격이 생깁니다.” 대답하자, 선사가 “이 사람은 뒷날 천만 사람이 잡아도 잡지 못할 것이다.” 라고 말했다.

선사가 학도學徒들에게 권하기를: “천지 안, 우주 사이에 하나의 보배가 형체 속에 숨겨져 있다. 사물을 인식하는데 영특하나 안팎이 공적하고 적막하여 찾기 어려우니, 그 지위가 현묘하고도 현묘하다. 다만 자기에게서 구할지언정 남에게서 빌리지 말아야 하니, 빌릴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어 모두가 남의 마음이니 제성품만 못하며, 성품은 여여해서 청정하니, 이것이 곳 법신이다. 초목의 생성에 대한 견해도 이와 같도다. 머무를 때에는 반드시 벗을 선택하여 때때로 듣지 못하던 것을 듣고, 멀리 갈 때에는 반드시 좋은 벗에 의탁하여 자주자주 눈과 귀를 밝혀라. 그러므로 말하기를 ‘나를 낳은 이는 부모요, 나를 이룬 이는 벗이다.’ 하였느니라. 선한 이를 가까이하면, 마치 안개 속을 다니는 것 같아서 옷을 적시지는 않으나 차츰차츰 눅눅해지고, 쑥이 삼이나 대 속에 나면 붙들지 않아도 저절로 곧아진다. 흰 모래가 진흙과 함께 있으면 함께 검어지나니, 하루 스승으로 모셨으면 종신토록 아버지 같이 대해야 한다. 옥은 다듬지 않으면 그릇이 되지 못하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도를 알지 못한다.” 하였다. 또 대중들에게 말하기를: “여기는 모름지기 구절과 구절이 끊이지 않게 하여야 한다. 마치 장안長安으로 통하는 여러 길과 같이, 설사 실오리 같은 길이라도 끊이지 않는 것과 같아야 한다. 통하지 않는 곳이 있으면 이는 군주君主를 받들지 않는 것이니, 이 사람의 목숨은 경각에 달렸을 것이다. 설사 훌륭하고 묘한 법을 배웠다 하여도 역시 군주를 받들지 않는 것이다. 하물며 그 밖의 것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인간 세상의 사소한 일 때문에 큰일을 잃지 마라. 가령 흉내를 내어서 약간의 옷과 밥을 얻는다 해도 나는 필경 노비로 다시 태어나 갚아야 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옛 어른이 말하기를 ‘모든 종류에 따라 각각 분재分齋가 있다’ 했으니, 기왕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옷과 밥에만 얽매이지 말고 인연에 맡겨 집착을 내지 말아야 한다. 나의 가풍은 이러할 뿐이다. 수긍하든 안하든 끝끝내 그대들 마음대로 동서 왕래함을 윽박지르지 않겠노라. 진중珍重하라.”고 하였다.

선사가 함통咸通 10년 3월 1일, 삭발하고 가사를 입더니, 종을 치게 하고는 의젓이 앉아서 떠나니, 대중이 통곡하였다. 그러자 다시 깨어나서, “무릇 출가한 사람은 마음을 사물에 의지하지 않아야 하나니, 이것이 참 수행이다. 어찌 슬프고 안타까울 일리 있으랴.” 라고 말하였다. 그리고는 원주를 불러 우치재愚癡齋를 차리라 하니, 원주가 슬피 울면서 재를 차렸다. 7일째가 되자 선사도 조금 먹더니, 마지막 날에 말하기를, “중들이 어찌 이다지 경솔한가? 큰 길을 떠나는데, 어째서 이렇게 소란스럽고 슬퍼하는가?” 하였다. 8일째가 되는 날, 목욕물을 데우게 하여 목욕을 하고 단정히 앉아서 떠나니, 나이는 62세요, 승랍은 41세였다. 오본悟本이라는 시호와 혜각慧覺이라는 탑호가 드려졌다.

 

진월이 찬탄 첨부한다.

 

        운암雲巖의 법을 받아 동산 洞山에 머물면서,

           조산曹山 및 운거雲居에게 전하신 오본선사悟本禪師.

              생사에 자재함 보여 수행모범 되시네.


동산 양개선사는 마조의 준족이었던 남전南泉선사에게 참문하여 수도한 뒤에 석두의 상수였던 운암에게 참문하고서 법을 받았고, 조산본적과 운거도응 등에게 법을 전하여, 후대 오종 가운데 하나인 조동종의 비조가 되었으며, 한국 구산선문의 하나인 수미산문 개창조 진철이엄 선사 선맥의 선조가 되신 분입니다. 많은 가르침과 일화를 남기셨으며, 근본에 충실하였고 주체적 사상과 정진으로 후대의 모범을 보이셨으니, 빛나는 귀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리자 20-06-3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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